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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세례의식

교회는 지금도 매주일 예배에서 사도신경을 고백한다. 사도신경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대표적인 고백이다. 현재는 사도신경을 기도하듯이 진술하고 암송한다. 그런데 이것은 사도신경의 원래 모습은 아니다. 교회는 교회역사의 초기부터 사도신경을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사용했다. 곧, 세례식 중에 집례자가 "당신은 성부 하나님을 믿습니까?"라고 질문하면, 세례를 받을 이는 "나는 믿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집례자는 차례로 성자와 성령 하나님을 믿느냐고 질문하고, "나는 믿습니다."라는 대답도 이어진다. 집례자는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성령의 은혜를 간구한다. 그리하여 세례교인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도록 간구한다.

고대 교회에서 세례의식은 장중했다. 세례를 받기 위한 준비 기간은 3년이었다. 먼저 학습자의 직업을 살핀다. 창녀를 조종하는 포주, 신상 조각가나 화가, 극장 배우와 연출자, 교사, 검투사나 (맹수) 투사, 우상 제사장과 신전 경비원, 군인과 관리, 창녀와 호색가, 마법사나 점쟁이, 해몽가와 협잡꾼, 화폐 위조범, 부적 제조자 등은 직업을 포기해야 한다. 세례식 직전에는, 학습 기간 동안 과부를 돌아보고 병자를 심방하고 여타 선행을 행했는지를 살핀다. 이처럼 엄격한 준비 과정은 학습자가 받을 세례의 중요성 때문이다. 학습자는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살며 그분의 몸에 가입하고 연합한다(롬 6:1~11, 특히 6:4, 골 2:12).

사순절의 셋째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세례 예비자는 '신앙의 규칙'을 전수받는다. 이 일은 세례당과 같이 차단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이 신앙의 규칙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예비자는 그 내용을 기록할 수도 없다. 예비자는 전수받은 규칙을 일주일 후에 같은 장소에서 암송하는데 이것은 전수에 상응하는 반환이다. 전수받은 내용을 반환함으로써 신앙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절차이다. 그리고 이 규칙의 내용을 강해한다. 말하자면 이전에 가르치고 배운 학습 내용에 대한 총정리라 하겠다. 학습자가 전수받아 반환하는 이 신앙의 규칙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다.

세례는 부활절 전날 저녁에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당의 세례조(洗禮槽)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세례수는 샘물이나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어야 한다. 학습자는 교회당 서쪽에서 들어와 마지막 축사(귀신 추방)를 받는다. 그러고는 서쪽을 향하여 서서 마귀와의 모든 인연을 네 번 부인한다. "사단아, 나는 너와 너에 대한 모든 예배와 너의 허세와 너의 모든 행위들을 끊겠노라." 그러면 집례자는 "모든 영이 그대에게서 떠날지어다."라고 선언한다. 학습자는 그 다음에 동쪽으로 몸을 돌려 모든 회중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에 올라서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 그 다음에 옷을 다 벗고, 축사한 기름을 바르고 집사와 함께 계단을 걸어 내려와 세례조의 물에 들어앉아 침례를 받는다. 이때 집례자는 차례로 성부, 성자와 성령을 믿는지 묻고, 대답을 들을 때마다 한 번씩, 모두 세 번 물속에 넣어 침례를 시행한다. 한 번 잠기지 않고 세 번 잠긴다는 것은 삼위가 계심을 잘 보여 준다. 벗은 채로 물에서 나오는 것은 마치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오는 탄생과 같다. 세례 받는 이는 새로 태어났다는 표시로 흰옷을 받아 입는다. 세례조는 옛 사람과 새 사람을 구분하는 물이다.

이제부터 학습자는 교인이다. 집례자는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옷을 입게 한 뒤에 교회당(성찬을 행하는 곳!)으로 들어가 회중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집례자는 손을 얹어 기도한다. "아무개를 성령의 중생의 씻음(딛 3:5 참조)으로 사죄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신 주 하나님, 주님의 은혜를 이 사람에게 내려 주시사 주님의 뜻을 따라 주님을 섬기게 하시옵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령과 성자님께 거룩한 교회에서 이제와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이 기도 후에, 다시 기름을 바르고 이마에다 십자가를 긋는다. 마지막으로 평안의 입맞춤을 베풀고 회중석으로 인도한다.

세례를 받아 교인이 된 이는 이제야 비로소 온전한 예배자로서 성도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다. 기도를 마친 다음에 그는 모든 회중과 함께 평안의 입맞춤을 교환한다. 회중은 그리스도의 몸이 확장되는 장면을 가시적으로 목도한다. 그 다음에 헌금이나 헌물을 바쳐 완전한 교인의 의무를 처음으로 시행한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완전한 교인으로서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 빵과 포도주뿐만 아니라 물과 우유와 꿀까지 받는데, 물은 성찬이 속사람을 정결하게 한다는 뜻이다. 우유와 꿀은 그가 약속의 땅(출 3:17 참조)에 들어왔다는 것을 상징한다.

갓 세례를 받은 이는 다음과 같이 삼위일체론적으로 기도 드린다. "전능하신 하나님, 독생자 그리스도의 아버지시여, 저에게 깨끗한 몸과 정결한 마음, 경성(警省)하는 정신, 무오한 지식과 성령의 영향을 베푸사 그리스도를 통하여 진리를 얻고 확고하게 즐기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님께 영광이 영원히 있기를 비옵나이다."

세례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직접 명령하셨고(마 28:19~20)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베풀라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셨다. 이 명령대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는 세례에서 자기를 주시고, 수세자는 자신을 드려 삼위일체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 주고받음이다. 따라서 집례뿐만 아니라 집례자와 수세자의 기도가 삼위일체적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세례는 신비적 연합이다. 즉, 그리스도의 몸에 접붙여지는 일이며 그분의 몸인 교회에 가입하는 일이다. 이전의 삶을 등지고 이제부터는 거룩한 삶을 살겠다는 서약이다. 이 연합과 더불어 수세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소유가 되며, 그분을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있다. 세례의식에는 이른바 종교적 요소뿐만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삶에 대한 관심도 컸다. 곧, 교회 안과 밖에 있는 이웃을 향한 봉사의 임무도 동반한다. 이제부터 수세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모신 성전(고전 3:16)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중심에 있는 세례는 무엇을 의도하는가? 세례는 완전한 교인됨을 인정하고 선언하는 의식이다. 세례 받기 전에 학습자는 오직 설교 말씀만 들을 수 있었다. 학습자는 세례교인만이 참석할 수 있는 성찬이 시작되기 전에 교회당을 떠나야 했다. 고대 교회에서 예배는 두 부분, 즉 말씀과 성찬으로 구성되었고, 성찬이 예배의 중요한 핵심이었다. 비록 세례는 예배의 일부가 아니었지만, 성찬에 참석할 수 있는 완전한 예배자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연계적으로 중요시되었다. 갓 세례를 받아 처음으로 성찬에 참여한 교인은 곧장 세례 후 학습, 곧 성찬에 대해서 부가적인 교육을 받는다. 세례로 그리스도의 몸에 가입하여 완전한 교인이 되었다면, 그 교인은 성찬으로 그리스도의 몸과 하나 됨을 직접 체험한다. 세례로 가입하여 성찬으로 그리스도와 교제를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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